과정 리뷰

별점 : ★☆☆☆☆

서론

작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과정 진행. 데이터 엔지니어 과정이었으며, 강사인생 가장 많은 내용을 진행.

결론부터 말하자면 망함. 지금까지 과정 진행하면서 만들었던 단톡방을 나온 경우는, 이번 과정을 포함해서 총 3번. 한번은 과정 중간에 나와버렸고 (강사변경까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반 ) 다른 경우는 수업태도와 프로젝트 태도는 너무나 좋았으나 반응이 없었던 과정, 이번 과정은…

본론

정말 많이 힘들었음. 지금까지 있었던 다른 과정들한테 미안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조공했고, 심지어는 트레이더스에서 과자도 사서 클래스에 가져다 놓는 행동도 몇 번 이나 했음. 수업도 진짜 열정적으로 열심히 노력했다.

솔직히 말해서, 과정 진행 4개월동안은 별 탈 없었다. 아니, 별 탈 없는 줄 알았다. 그래도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사람이 몇 명은 있었으니까. 문제는 마지막 프로젝트 였다.

팀 편성 부터 잡음이 많았다. 특정 인물과 하기 싫다는 사람들로 인해 몇 번을 다시 편성했는지 모르겠다. “강사가 변덕이 심해서 팀 다시 바꿉니다.” 이 말을 계속 해야 했다. 다른 과정이었으면 상상도 못할 일…지금까지 내가 강의하면서 팀편성을 해도 몇번을 했을까? 그 많은 편성중에 이렇게 머리아프게 한 과정은 두 손가락 안에 든다.

간신히 4, 4 로 편성 완료했다. 이 때가 아마 프로젝트 진행하기 2~3주 전. 주제 선정을 빨리 해서, 여유롭게 프로젝트 진행하라는 의미였으나 이 때 부터 나와 안맞았나보다. 정규 프로젝트 시작 날짜까지 주제는 선정되지 않았다. 물론 내가 많이 까기도 했지만…

첫 번째 문제 : 내가 니들 강사는 맞니?

첫 번째 멘토링 이후,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학생들은 나를 강사로 생각하고 있는건 맞나?’

프로젝트 주제 선정 시 나는 최대한 어필할 것을 많이 만들도록 요청한다. 멘토분들은 해당 부분들을 오버엔지니어링이라고 생각하셨고.

이 전 과정까지의 수료생들은, ‘강사님, 멘토링에서 이러이러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고칠려고 생각중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는 뉘앙스로 보통 이야기를 했고, 나는 이러저러하게 고쳐라. 라고 조언했었다. 이번 클래스는 반대. 내가 먼저 팀 별 회의하자고 하고 멘토링 피드백에 대한 질문을 하면, ‘멘토링에서 오버엔지니어링이라고 해서 이러기로 했어요.’ 라고 통보를 하더라. 당황했다. 나랑 조율해서 주제를 선정하고 기술 스택을 정했으면, 적어도 나랑 상의는 했어야 되는 거 아닐까 싶다. 내 말이 맞고 멘토분들이 틀렸다는게 아니라, 적어도 나랑 상의는 했어야 하는거 아닐까?

이게 첫번째 큰 상처였다.

두 번째 문제 : request가 있으면 response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단기 과정이거나 대타 강사로 들어가는 경우가 아니면, 항상 단톡방을 만든다. 복습하면서 모르는 거 질문하라고. 그리고 취업과 관련된 기사, 학생들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가지고 면접볼 때 연관지어서 대답할 수 있도록 비슷한 기술들, 기타 등등을 공유하려고. 나중에 종강 후에도 단톡방에 서로 면접후기 같은거 공유하라고.

프로젝트 시작 후에 단톡방에 꽤 많은 링크들을 올렸었다. (단톡방 나와버려서 몇개나 올렸는지 모르겠네 ) 반응 1도 없더라. 감사합니다 한 마디도 없더라. 와…이렇게 읽씹당하는거 진짜 기분 개같더라.

그래도 종강 전주까지는 계속 올려줬다. 소 귀에 경읽기보다도 더 심한거 같다. 진심 벽이랑 카톡하는줄. 마지막 평가를 위해 종강 전주에 제출받은 코드에 대한 리뷰를 메모장에 적어서 단톡에 올렸는데, 해당 내용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더라.

다른 강사님들하고 상담해봤다. 내가 너무 쫌팽이인건지. 날 위로해주는건지 진짜 인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너무하다고 이야기해 줬다. 아직까지 햇갈리는 부분. 단톡방이니까 그러려니 해야 하는건지, 아니면 적어도 하루에 한번이라도, 하루도 아니고 며칠에 한번이었더라도, 감사하다는 톡 하나정도는 바랄 수 있었던건지.

세 번째 문제 : 니들 프로젝트 아니니…?

개발도 하고, 기획도 하고, 뭐 기타등등 이것저것 정말 많은 것을 하다 오신 분이 계셨다. 과정을 들어오기 직전에는 DBA로 일하다가 오신 분이었는데, 프로젝트 관련해서 ERD 작성하는 도중 나랑 부딫혔다.

“실무에서는 이게 맞다구요.” 하시는 DBA 와 “내가 배우고 공부한 이론으론 그게 아니라구요.” 라고 말하는 나… 거의 두시간 했나? 5시 반쯤부터 시작한 논쟁은 거의 7시 다 되어 끝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끝나고 나서는 잘 풀었다. (고 생각했다.)

이후 며칠 후에는 테이블에 pk 지정하는 부분에서 한번 더 부딫혔다. 하아…

부딫히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쳐. 근데, 왜 그 팀원들은 다 그냥 무시해버렸을까? 내가 좋자고, 내 포트폴리오로 어필할려고 부딫히는 것도 아니고, 학생들 좋으라고 하는건데 왜 DBA랑 내가 이야기하는데 팀원들은 해당 부분에 대해 같이 이야기 하지 않았을까? 내가 팀원이었다면, 지금 하고있는거 멈추고 강사와 DBA 부딫히는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회의하고 했을텐데. 왜 이렇게 이기적이게, 플젝에서 자기 하고싶은 부분만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었을까?

DBA 분은 오히려 감사하다. 덕분에 나도 데이터 설계 파트 공부 다시했다. 요즘 테이블에 id 컬럼을 pk로 잡는 이유에 대해서 여러가지 이유 및 방식이 있다는 것도 다시 정리했고.

네 번째 문제 : 나는 성실한 사람이 좋아요.

과정 첫날부터 말했다. 9시까지 오라고. 정확히는 8시 59분 59초 전까지 오라고. 노동부 출결은 9시 10분까지이지만, 나는 9시가 수업 시작이라고.

과정 총 일수 119일. 그 중에서 멘토링 + 특강일 빼면 110일. 1등은 결셕 1번 지각 0번으로 109일 출석 / 꼴등은 지각 56일 결석 1일 53일 출석. 하….

수료생 8명 중, 4명은 출석률 좋다. 나머지 4명은…지각하고 여유롭게 커피도 사오고, 왜 지각하는지도 연락 없고, 아니, 지각한다는 연락도 없고. 심지어는 가족 여행 가는것도 나한테 말 안하더라. 지들끼리 쑥덕거리는거 내가 몰래 훔쳐들어서 알았다. 며칠동안 가는지도 몰랐지 당연히. (매니저는 당연히 학생이 얘기한 줄 알고 말 안해준거 같다.) 10일 빠지더라.

이전같았으면, 9시 땡 치면 강의실 문 잠궈버렸을거다. 실제로 그런 적도 있고. 이 반은 아마…그랬으면 다 관두지 않았을까?

마지막 : 내 마음의 문을 닫게 된 트리거

DBA와 두 번째 부딫힌 날 이었던거 같다.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에 대한 부분도 부딫혔었는데, 해당 팀원 중 한명이랑 퇴근을 같이 하게 되었다. 집에 항상 같이가는 4명이 있었는데, 그들과 같이 나오게 된 날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학생은 나한테, 자기가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왔는지, 그 데이터가 어떻게 쓰일거였는지 에 대해 계속 이야기 했다. 나는 DBA가 말한 ERD에 그 부분이 왜 들어가는지를 이야기 했고. 지금 쓰려고 하니까 가물가물한데, 결론은 그 데이터는 안쓰이는거고, 내가 DBA 학생이랑 부딫히면서 정리된 이야기랑은 전혀 상관 없는 내용이었다. 그걸 계속 이야기하면서 지하철 역사까지 들어갔고, 거기서 서서 이야기하다가 내가 “그게 지금 중요해요?” 라고 이야기했더니 그 학생이 “안중요해요!” 하더니 홱 돌아서 자기 가야하는 플랫폼으로 들어가버리더라.

벙쪘다. 남은 학생 3명한테 인사하고 나도 내가 가야하는 플랫폼으로 들어가서, 집에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된건데?

난 예의를 중요시한다. 지금 다시 기억을 되살려 작성하면서도, 내가 생각한 문제점들은 다 예의와 관련되었다고 느낀다. 누군가 말을 하면 경청해줘야 하고, 누군가와 약속을 했으면 시간을 지켜야 한다. 그게 예의라고 생각한다. 예의 없음이 하나하나 마음에 쌓이다보니 더 이상 이 클래스에 나눌 정이 없어지더라.

나는 엄청 알기쉬운 사람이다. 군대에서도 표정관리 안된다고 엄청 욕먹었다. 해당 과정에도 마찬가지였다. 트리거가 된 그 사건 이후로, 무표정을 유지했다. “강사님 무슨 일 있으신가요?” 혹은 “강사님 왜 화내세요?” 라는 질문들이 왔었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로 일관했다. 원래 이런 사람이 어딨나. 정떨어지니까 웃기 싫었던거지.

종강하기 한달 전쯤? 매니저님이 복도에서 나한테 혹시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더라. 아니라고 잡아떼고 퇴근했다. 이후에 종강하기 전주에는 누가 매니저님한테 말했는가보더라.

“강사님, 학생들하고 무슨 일 있으셨나요? 혹시 학생들한테 서운한 부분 있으면 말씀해주시면 제가 사과하라고 할게요.” 라면서 운을 띄우더라. 학생들이 종강 후에도 계속 연락하면서 잘 지내고 싶다고.

난 그럴 마음이 없었다. 그럴 마음이 없다. 그냥 “원래 이런 사람입니다.” 로 이야기하고 끝냈다. 매니저님은 학생들한테 뭐라도 안내는 해줘야하니, 강사가 요즘 다른 업무로 힘들어서 그런거다. 라고 이야기하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어차피 앞으로 안 볼 사람들인데 뭐. 그렇게 오해를 하든 뭘 하든 내가 뭔상관?

공유폴더에 java 부터 해서 servlet, spring, springboot, neo4j, discord bot 등 정말 별별 내용들을 만들어서 넣어뒀다. 포트폴리오로 사용하긴 힘들어도, github에 repository 채우는 용도로 쓰라는 마음으로. 몇 명이나 그거 가져갔을지 모르겠다. 1명이면 많이 가져갔다. 나한테 관심도 없는 학생들이었으니. 학생들이 질문하는 것들은 최대한 답변했고, 질문 안하면 공유폴더에 올려줄 내용들을 정리하면서 보냈다. 그랬더니 종강하는 날이 오긴 하더라. 말년병장 전역 대기시간보다 시간이 더 안가더라.

종강날 점심 회식을 했다. 난 그냥 조용히 빨리 먹어버리고 멍때리니까 매니저님이 바쁘시면 먼저 강의실 가도 된다고 하더라. 그냥 나왔지 뭐. 분위기 족치지 말고 나가라는 뜻 같아서 잘먹었다고 하고 그냥 일어섰다.

수료식 하면서 서류 줄 때도 무표정. 나한테 한 말씀 하라고 할때는, 목소리가 떨리더라.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좋은 기분은 아니었던 거 같다. 그리고 사진찍는다고 하길래 난 먼저 가겠다고 하고 그냥 나와서 집에 와버렸다. 마지막 날 까지, 내 마음이 다시 열리는 일은 없었다.

결론

종강 후 2주동안 몸살로 앓아누웠다. 감기를 걸려도, 몸살이 나도, 심지어 코로나 걸렸을 때 조차도, 난 강의할 때는 최대한 열심히 했다. 안아픈 사람처럼 했고, 실제로 강의시간엔 안아팠다. 끝나고 퇴근할 때, 주말에, 한가할 때 몰아서 아프더라.

모 강사님이 그러더라. “형은 학생들을 학생으로 안보고 사람으로 봐서 그래요.”

어떤 분은 이렇게 상담해주셨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바꿔줘요. 바꾸는 건 그 사람이에요. 동헌님은 그냥 지식 전달을 최대한 잘 해주시면 됩니다. 지금까지처럼요.”

다른 분은, “그치. 애들한테 맨날 정주는 성격이다보니 그렇지. 나처럼 정주지마.”

…그럴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나는, 내 과정을 수강하는 사람들의 인생에 정말정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도 정말 성심성의껏, 정말 잘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지식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인생의 전환점에서 정말 잘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고, 강사가 아닌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그냥, 유튜버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유튜버는 일방통행이다. 굳이 청자의 반응없음에 상처입을 필요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강의하자. 로 마음먹기로 했다.

잘 될 지는 모르겠지만.